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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young Jung


저자 : 심훈 저작물명 : 심훈_정조(貞操)


Inspirational All public.

#현대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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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들며 비가 왔다. 추녀끝에 다 삭어 떨어진 합석챙우 에 부딧는 밤빗소리가 요란하다.

『철아닌 비는 왜 올가 이렇게 방이 차서 어디 주무시겠우』

하고 인숙은 요밑에 손을 넣어보고 일어서 안부엌으로 들 어갔다. 그러나 땔나무라고는 불쏘시게밖에 없다.

『다달이 보내주는 나무는 안방에다만 처질터 땟나』

하고 인숙은 대문밖으로 나갔다. 마진짝 구멍가개로 손짓 을 해서 장작 두단을 들여다가 쪽마루밑에 쪼그리고 앉어서 찬 비를 마지며 불을 집는다. 늙으신 어머니의 쇠잔한 뼈가 차디찬 돌바닥에 얼어 붙을것 같어서 그대로 보고만 앉었을 수가 없었든것이다.

『얘야, 고만 둬라, 줄창 냉방에서 자는걸』

하고 어머니는 자꾸만 딸더러 들어 오라고 성화를 한다.

어머니는 더퍼놓고 참으라고는 하고도 딸의 일이 걱정이 되여서 눈을 붙일수없었다. 자기보다는 참을성이 많은대신 여모지고 결국한 딸의 성질을 잘 아는까닭에 사위에게 대한 마음이 졸연히 풀리지 않을것도 짐작이 되였든것이다.

(그애가 어느새 그런데 눈을 떠서 어떡허나. 한번 그런 버 릇이 생기면 졸연히 마음을 못 잡을걸) 하고 꿋꿋내 딸의 속이상할것이 애터러 웠다.

인숙은 불을 다 때고나서 몽당비를 들고 아궁이 언저리에 나무 부스러기까지 싹싹 쓸어 넣고 일어서는데 댓문 소리가 삐걱하고 났다.

(오빠가 들어 오는가보다) 하고 내다 보려니까

『새아씨 여기와 겝쇼?』

하고 싀어머니에게 말전주를 잘 하는 그 계집종이 비마진 쪽제비 꼴을 하고 들어온다. 인숙은 아궁이의 불빛에 비처 보고

『왼일이야?』

하고 물었다. 계집종은

『아이고 새아씨가 손수 군불을 다 때시네. 그런뎁쇼, 대감 께서……』

하고 가까히 닥어오더니

『어른헌테 간다 온다 말도 없이 친정으로 갔다고 걱정이 나립섰는데, 마님께서 완만허면 인력거라두 타구 오십시사 구 합셔서 왔습니다. 그러나 큰 걱정이 나리시면 어떡헙니 까』

하고 같이 가기를 재촉한다. 인숙은 방으로 들어가며

『나 안가. 몸이 아퍼서 예서 잘테야』

하고 문을 탁 다덧다.

가고 아니 가는것은 별문제로 치고래도 고자질을 잘하는 계집하인이 친정에까지 쪼처 온것이 여간 얄밉지가 않었든 것이다.

어머니는 밖에서 하는 말을 듣고

『얘야, 가거라. 속상허는 일이 있드래두 싀부모의 말슴까 지 거역허는 법이 어디 있니? 안가면 어른들헌테 불공헌 사 람이된다』

하고 떨니는 팔을집고 몸을 일으킨다.

『싫여요, 난 그집에 안가요! 누가 싀보모 바라구 쉬집엘 갔나요. 하나는 그지경인데 누굴보러 가란 말슴야요』

하고 인숙은 어머니 옆에가 쓸어저 버린다. 계집하인은 그 저 밖에서 비를 맞고 서서

『꼭 뫼시구 오라구 신신당부를 허섰는뎁쇼. 그러지 않어 두 아까 수복어멈이 들어와설랑 눈이 뒤집혔는지「겨울은 닥쳐 오는데 이렇게 없는 사람을 내쫓는 법이 어대있느냐」

구 마님께 더럭더럭 대들면서「그래댁의 아들이 헌짓이지 내가 그년을 붙어줬느냐」구 사뭇 몸부림을 했답니다 그래 서 대감마님께서……』

하고 주책없이 입을 놀리는데

『듣기 싫여! 입을 닥처두지 못허구……누가 여기까지와서 그따위 조동아리를 놀리랬어』

인숙은 듣다못해서 바람 소리를 질렀다. 한편으로는 안방 에서 그런소리를 들을가보아 여간창피스럽지가 않었듣것이 다. 그러는 판에 대문깐이 왁자짓걸하더니 두루미가 자락을 풀어 헤친 경직이가 인력거꾼에게 부축이되어 들어온다.

술이 진흙같이 취해서 헤갈을 하고 다니다가 인력거를 타 고 오기는 했으나 일력거 삭도 없이 무작정하고 탄 모양이 다. 래일 바드러 오라하거니 못허겠다거니 종문깐에서 한참 승강이를 하더니 경직이가 안방으로 들어가자

『돈이 어디있어요』

하고 무명을 찟는듯한 소리가 귀가 따갑게 들닌다.

인숙은 듣다 못해 마두끝으로 나가서 인력거삭을 달라는대 로 칠어 주었다.

경직이가 벌덕일어나 비틀거리며 나오더니 헤꼬부라진 소리로

『오, 윤집왔구나. 너마침 잘왔다 상덕은입어두 하덕은 없 다더니 난 가지 가지루 누의덕을 입으란 팔자야 허허허허.

그렇지만 나두한번 뽑낼때가 있다. 이걸 좀 봐』

하고 누의의손을 끌어다려 주머니에서 귀다란 봉투속에든 무슨서류와 지도 같은것을 끄내서 펴놓더니

『이게 광맥을 발견헌 지도란 말이다. 응 알겠니? 이게허 가만 나오면 너 금송아치 하나쯤이야 못사주랴. 그저 눈끔쩍허구 몇달 만 참어라. 너두 내게 아쉰 소리를 헐때가 있을지 누가 아 니 헛허허허』

하고 다시 누의의 손을 잡어다려 썩은 감냄새가 물큰 물큰 나는 입에다 부비댄다. 인숙은 오라비의 손을 뿌리치며

『인젠 오빠두 정신을 좀 차리서요!』

하고 한마디 매물스럽게 쏘아 붙이고는 건넌방으로 들어갔다.

Oct. 5, 2023, 2:10 a.m. 0 Report Embed Follow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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