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Juyoung Jung


저자 : 김사량 저작물명 : 김사량_제3부 항일 근거지 저작자 : 김사량 창작년도 :


Action All public.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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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격하는 팔로군


종일을 걸어 이날 저녁 우리 일행은 계곡으로 맑은 물이 돌돌 흐르는 어떤 아담한 산촌에 도착하였다. 태항산을 넘 어 여기까지 오는 도중에 처음으로 발견하는 물줄기였다.

개아지가 토실히 불어오른 개버들이 두 언덕에 줄줄이 가 지를 늘이우고 물은 발이 시려울만치 차가웠다. 여기서 먼 지를 털고 몸을 씻고 나니 그야말로 생명의 세탁을 한 것 같다. 먹음직한 청계수로 입가심을 못함이 다만 안타까울 뿐이다. 가지고 온 은가제로 소독을 하자고 해도 소용없다 고 동무들이 웃으며 말린다. 중국 수토에 단련되지 않은 몸 으로 먹어나지 않은 냉수를 마시는 것을 열병을 들이키는 거나 마찬가지라면서.

이 태항지구에는 명색 모를 악질의 풍토병이 언제나 번성 하고 있다. 아닌게 아니라 노상에서 우리는 창백한 얼굴에 눈이 앙당굴하니 패어 들고 핏기 하나 없이 쪼들쪼들 말라 빠진 병자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굴속같이 캄캄한 방안에 드러누워 신음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혹은 응달에 자리를 깔고 누워서 수수떼 같은 팔다리를 버등거린다. 우리 군정 학교에도 지금 이 풍토병이 만연되어 숱한 학원들이 신고중 이라는 것이다.

아슬아슬 추워 오다가는 몸뚱아리가 와들와들 떨리고 열이 40도까지 오르는 증상이 학질과 비슷하였으나 도무지 '키니 네'로는 듣지 않았다. 하루에 한 차례씩 떨기 때문에 원만한 몸이라도 견뎌 내기 어려운데다 특효약이 없으므로 두석 달 씩 병석에 누워 있기가 예사였다.

워낙 황량하고도 신산한 산중 살림이라 호박국도 마다하지 못할 형편이나 어차피 영양 불량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이 첫째가는 발병의 원인일 것이다. 게다가 조금이라도 백성의 부담을 덜기 위하여 자작자급의 구호를 내걸고 부대까지 파 는 생산노동에 피로할 대로 피로하였다. 이것이 둘째가는 발병의 원인일 것이다. 이러한 몸으로 비나 축축히 맞든지 더위에 덜미어 냉수라고 벌컥벌컥 들이키고 보면 영낙없이 열기를 띠고 턱턱 쓰러진다.

그러니 의사는 의사대로 없는 약으로 고쳐 보느라고 쩔쩔 매고, 취방에서는 취방대로 없는 재료로 영양요법을 쓰느라 고 갈팡질팡 야단이고, 환자는 환자대로 악을 받쳐 고비를 넘기느라고 그야말로 비장한 대병투쟁을 전개하는 것이다.

공작원은 적구에 나가 주사약을 몰래 사가지고 돌아오며, 성한 동무들은 틈을 내서 동매기로 고기를 잡아 입원실로 보낸다. 회복기에는 유달리 입맛이 당기기 때문에 부주의하 여 조금만 과식하고 보면 또 악화되곤 하였다.

이와 같은 설명을 듣고 나니 또 하나의 새로운 적을 신변 에 의식하게 되었다. 주야로 기온의 차이가 너무 심하고 게 다가 비도 제대로 오지 않기 때문에 공기가 건조하여 자연 적 조건이 매우 좋지 않은 편이다. 재작년 같은 해는 여름 내내 비 한방울 떨어지지 않아 낟알이란 낟알이 모두 타 죽 고 산과 들의 풀잎까지 말라죽는 그러한 대흉년이었다고 한 다. 그 시들은 풀잎을 들과 산을 헤매서 거의 못 먹는 풀이 없이 모두 뜯어먹으며 가까스로 연명해 온 것이다.

”흔히 일백 열두 가지 풀을 먹었다고 합니다.”

”버들잎까지 먹으면서요?“ 하고 물으니 버들잎까지가 아니라 그것은 상식이나 다름없 다고 한다. 길을 가며 어쩌다가 농가에서 백성들이 훌훌 들 이키는 국물을 들여다보면 좁쌀을 띄운 허엽스레한 호박국 물에 푸르스르한 이파리가 떠 있었다. 애버들잎을 이른 봄 에 뜯어 우려서 쓴맛을 덜어 두었다가 이렇게 끼니마다 두 어 먹는다. 그 시금털털한 냄새가 일종의 향료로 되는 모양 이었다. 하기는 우리나라 버들과는 종류부터 다르다고 한다.

어쨌든 본시부터 이 산 지대의 자연적 조건이 헤아릴 수 없이 각박한데다 해마다 외적의 침해까지 더 덮쳐 산민의 생활이 말할 수 없이 황폐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말이 났으니 말이지. 이 산중에는 먹는다는 '츠'라는 말은 없고 ' 허'라는 마신다는 말이 있을 뿐이었다. 밥을 지어 먹는 것이 아니라 국물을 들이키기 때문이다. 이 버들잎을 띄운 국그 릇을 골목이나 행길가에 들고 나와 줄을 짓고 앉아서 이야 기를 반찬거리로 삼아 가며 훌훌 들이키는 것이다. 그러다 가 지나가며 인사라도 하는 이가 있으면 국그릇을 들어보이 며, ”허바!”한다.

힘을 받을 만한 국거리가 들지 않았기 때문에 하루에 보통 네 번쯤 끊여 먹는 것이었다. 초토화한 근거지의 생활은 이 럴 수 밖에 없었다.

이날 저녁 우리는 객주집에 짐을 부려 놓고 조그마한 잔치 를 벌였다. 그러나 나는 아주 식욕이 감퇴되어 제대로 받아 들일 수가 없었다. 친애하는 두 동무가 새 동무 S를 맞이한 기쁨을 같이하고자 특별채를 주문하고 얼량(二兩) 술도 청하 였다.

자그만치 두 냥쭝이면 거아해진다고 해서 동무들은 '얼량 생각 안 나오”, 이렇게 술을 얼량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대추로 지은 술이라는데 매우 역하다.

”술까지 사는 바엔 고기붙이도 좀 사보구려.”

서로 못할 말이 없을 만큼 친해졌기 때문에 입맛을 다시니 까 두 동무는 마주 보며 웃었다.

”8월달까지만 기다리시오. 소, 돼지라고는 왜놈들이 토벌와 서 씨알머리도 없이 잡도리하여 이 산간에서 고기를 먹을래 야 먹을 도리가 없는 걸요. 풀냄새가 가시게 되면 산양들을 잡습니다. 근거지에 가서 물고기나 잡아먹읍시다. 이런 팔뚝 만한 것이 곧잘 잡히지요.”

오래간만에 마시는 얼량술이 역하기는 하나 피곤한 몸에 호젓이 새려들었다.

우리는 셰퍼드 군을 객주집에 매어 두고 다시 계곡으로 나 와 다릿목에 앉아 소풍을 하며 즐기게 되었다. 그러나 이방 (異方) 사람이 왔다는 소문이 쭈루루 퍼져 여기서도 동네 사 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이방 사람이라면 귀자요 귀자 라면 지옥의 악마처럼 여기지만 싱글싱글 웃기만 하는 우리 들이 매우 이상스러운지 차차차차 가까이 다가와서 우리들 이 이야기를 하는 조선말이며 담배 피우는 꼴, 심지어는 기 지개를 펴는 양까지 신기해하며 서로 옆구리를 찌르면서 키 들거린다. 사내 하나가 어디 사람이냐고 물어 현 동무가 하 늘에서 떨어졌다고 하니까 모두 데그르르 웃음을 터뜨린다.

왜놈이 아니라 조선 동지라고 한 소년이 신이 나게 떠들어 댄다. 그리고 조선 사람과 중국 사람은 한마음 한뜻이라는 시늉으로 두 손을 쥐어 흔들어 보인다. 모두 고개를 주악주 악하였다.

이러고 있을 즈음 군복을 입은 저은 사내와 편복 차림의 여병 두 명이 찾아왔다. 여병은 주접없이 우리들의 손을 잡 으며 티없는 웃음을 짓는다. 나부룩한 단발머리가 바람곁에 나풀거린다.

”동무들 메시메시 료(了)……”

우리도 마주 웃으며 인사하였다. 밥을 먹었느냐는 저녁 인 사인 모양이다. 일군이 쳐들어온 서슬에 그들이 주워들은 메시(밥)와 가에루(돌아간다는 말을 안녕히의 인사로 아는 모양)의 두 마디가 유행되어 이들은 이 말을 이방 사람에게 사용하기를 즐겨하는 눈치였다.

이네들은 전방공작을 하던 의무병(醫務兵)들로서 본부로 돌 아가는 길이라는데 평한로(平漢路) 절단의 새 지령 밑에 유 격전이 아주 활발히 전개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가 타 고 들어온 것이 바로 이 평한로이니 며칠만 더 어물어물하 였더라면 불의의 봉변을 당했을는지도 모를 일이다. 팔로군 의 금년도 작전방향은 일군을 대성시로 몰아넣고 포위하여 그야말로 고성낙일(孤城落日)을 만드는데 있었다. 그래 각 요소에 널려 있던 일본 경비대와 포대병들은 견뎌 배기지 못하고 허둥지둥 철퇴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놈들이 철퇴를 하면서도 함부로 민가에 불을 지르고 노 략질을 하며 백성들을 죽이기 때문에 떠나기 전에 경비대를 포위하는 제가 섰습니다.”

그들은 전선의 피비린 기억을 들춰 내며 여러 가지로 새 소식을 알려 준다. 철퇴 중의 일병에게 길목에서 매복전을 일으켜 산간에는 군마와 병사의 시체가 너저분하였다. 포로 도 전에 없이 많이 끌려 들어오는 차였다. 아무리 생각하여 도 알맞게 잘 새어 들어온 셈이다. 우리 초소의 동무들을 한숨 닿았다고 눈부시게 활약중일 것이다. 퉁소 불던 삐오 넬, 박사 동무, 앓아 누워 있는 백 동무의 일이 생각난다.

우리들은 시냇가로 내려와 이네들과 같이 거닐게 되었다.

여병들은 호도를 한 줌씩 권하면서 우리들에게 노래를 청하 였다. 조선 의용군이라면 어디가든지 선전공작에 있어서 가 요와 무용, 연극 등으로 대인기이기 때문에 우리들도 필경 좋은 솜씨가 있으려니 하는 모양이었다. 현 동무와 S 동무 가 노래를 좋아하며 그대도 좀 면무식이나 하고 나서 이번 은 우리가 여병들에게 노래를 청하였다.

봉싯거리는 입모습, 소담한 목덜미, 햇슴한 얼굴만을 겨우 알아볼 정도로 어둠이 짙어졌었다. 소리없이 반딧불이 날고 있다. 물 위에 흐느적거리는 개버들가지를 휘어잡고서 여병 들은 부끄러운 듯이 몇 번인가 비비 꼬며 사양하다가 갑자 기 도드라지게 에헴 하고 기침을 하였다. 그리고는 웃음 담 긴 목소리로 애교를 떨면서 새로 들어오는 조선 동지를 환 영하며 아울러 의용군 동무들에게 축하를 드린다고 우스개 로 일장 연설을 하고 나서 하나 둘 셋 하더니 합창을 시작 하였다. 곡조가 제법인 <도라지 타령>이다. 조선말의 발음 도 여간 아니었다. 생글생글 웃으며 두어절 합창을 하다가 종내 웃음 소리를 걷잡지 못하고 서로 껴안고 캐들거린다.

우리를 놀라게 한 것이 매우 유쾌한 모양이었다. 의용군이 어느 지구엔가 선전공작차로 나왔을 적에 며칠을 두고 배웠 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부인단의 노래며 팔로행진곡, 군가 이런 것도 여 러 개 들러준다. 현 동무와 최 동무도 군가를 따라 불렀다.

조”중 두 나라 뜻을 같이하는 군인들이 친선하여 즐기는 아 름다운 장면이었다. S동무가 말은 몰라도 몸짓 손짓을 섞어 가며 우스운 노래를 곧잘 불러 여병들이 연신 가는 허리를 부여잡고 캐들거렸다. 아주 귀엽고도 명랑한 소녀들로 조금 도 구김이 없이 천진스러워 새로운 세대의 중국 여성을 보 는 듯하였다.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니까 하나는, ”북경!”

하나는 ”광동!”

북경서 여학생 시기에 전쟁을 만난 실눈의 여병은 전화에 몰려 후방으로 이동해 들어가는 대학을 따라 전전하다가 연 안으로 넘어갔었다. 광동서 온 여병은 방사공장의 여공이었 으나 전선으로 나가는 오빠를 따라 실전에 참가하였다. 그 뒤에 연안으로 들어가 새로운 공부를 하고 나서 다시 전선 으로 공작을 받아 가지고 나온 것이었다.

여병들은 문학 예술 방면에도 대단히 취미가 있는 모양이 었다. 최동무를 사이에 두고 이들로부터 그동안 동정을 알 수 없었던 중국 문인들의 일을 대강 알게 되었다. 정령(丁 玲) 부인의 소설 이야기가 나와 《의외집(意外集)》인가 주 워 읽은 기억을 이야기하니까 좋아하며 현재 연안서 활약중 임을 알려 준다. 우수한 기법으로 동북 농민을 그리던 《제 삼대(第三代)》의 소군(蕭軍)이며 입파(入波), 여진우(呂振 羽), 이정(里丁), 오백소(吳伯蕭), 서군(敍軍), 주이복(周而 復), 애청(艾靑), 등 그 외의 여러 문학예술가들도 연안 혹은 변구와 전선에서 공작중이었다. 망명 10년의 일본을 탈출하 여 조국전쟁에 참가한 시인 곽말약은 아직도 중경에 머물러 인민전선진을 이끌고 활동중이나 《자야(子夜)》의 모순(矛 盾)을 비롯하여 애무(艾蕪), 사정(沙丁), 조우(曹禹), 전한(田 漢) 등 대개의 작가는 계림, 성도 이런 곳에 모여서 중공노 선에 호응하여 건필을 휘두르고 있었다. 노신 이후의 중진 모순 선생의 회갑이 금년이라느 말을 듣고 그렇게 연로한 분이었던가 하였다.

더구나 모택동 선생이 문예강화를 발표한 뒤로는 작가의 입장이며 태도, 대상, 방법문제 등이 대단히 밝아지고 구체 화하여 작가들의 활동이 보다 더 정확하고도 적극적인 노선 위에서 더욱 활발히 진전되고 있는 모양이었다.

갑자기 소낙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우리의 즐거움은 깨어지 고 말았다. 돌아와 침침한 '캉' 위에 드러누우니 빈대, 벼록, 모기가 물어 성화에 눈을 붙일 도리가 없었다. 무너진 담벽 사이로는 빗방울이 부서져 들어와 이불자락을 적신다. 그러 나 세 동무는 이따금씩 정강이를 긁적거릴 뿐 태평세월이었 다. 나는 등불의 심지를 돋우고 밤이 깊도록 밀려오던 일기 를 정리하였다.

밤중에 수런수런 떠드는 인기척이 나며 군마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 잠이 깼다. 셰퍼드 군이 대경실색하여 요란히 짖기 시작하였다. 비는 이미 씻은 듯이 개었었다. 하늘에는 쏟아지는 별이 총총하다. 군대가 들어온 것이다. 퍼런 군복 의 허리동이를 널찍한 혁대로 질끈 동이고 잔등에는 배보 (背褓)와 건량대를 짊어지고 보총을 지닌 행색들이 전선으로 나가는 부대인 모양이다.

모두 문짝 같은 것을 떠다가 마당귀에 뉘어 놓고서 배보를 끄르는 둥 신들메를 푸는 둥 야영준비가 매우 부산하였다.

등잔불을 들고 왔다갔다하며 서로 수선거리기도 한다. 이윽 하여 몇 명이 우리 방을 기웃이 들여다본다. 그들 역시 셰 퍼드 군이 짖는 소리에 놀란 것이다. 이런 군견을 끌고 다 니는 우리들이 정람 의용군임에 틀림없는가가 의심쩍은 모 양이었다. 최 동무가 일어나 들어와 같이 쉬자고 하니까 깨 워 일으켜 미안하다고 할 뿐 뒷손을 치며 굳이 사양하였다.

뜰안은 또다시 조용해졌다. 새벽녘에 어렴풋이 잠이 들었다 가 느직이 깨어보니 군대는 이미 어디로인지 떠나고 없었다.

부득이 부락이나 민가에서 숙영하게 되면 이네들은 조금이 라도 백성들의 폐를 덜기 위하여 문밖이나 혹은 대문간 봉 당 같은 곳에 잠자리를 만들고 아예 방안을 침범하려고 하 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어지럽힌 마당을 쓸어 주고 물 을 길어다 주고 가지고 온 양식이 모자라면 양표를 떼어 주 고서 쌀과 바꾸어 밥을 지어 먹는다고 한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내건 이네들이 이렇게까지 돌봐 주고 아끼니 인민이 이 군대를 아니 따르고 아니 받들 이유가 없을 것이었다.

아니 그들 자신이 인민인 것이다.

이 부락을 떠나 다시 보행을 시작한 우리는 길가에서 전방 으로 전신으로 진군하는 군대와 여러 번 마주치게 되었다.

새로운 진격령 밑에 전방으로, 전방으로─ 선두에는 첨병을 세우고 주력대 앞에는 선전대인 모양으로 여병들이 많이 섞여서 군가를 높이 부르며 행진한다. 전대 (全隊)의 사병들이 모두 그들을 따라 화창한다. 기관총, 야 포, 산포, 탄약상자 이런 것을 실은 노새와 나귀, 말들도 뒤 에 연달렸다. 어디 연습이라도 나가는 군대처럼 행진은 흥 성거리며 매우 즐거워 보인다. 복장과 감발은 모두 무명천 에 흙물을 들이거나 풀물을 올린 것으로 신발은 두꺼운 천 을 겹겹이 붙여 삼농이로 총총히 당친 산신이었다. 네모로 갈피어 우물 정자로 끌어맨 홑이불을 하나씩 잔등에 걸머쥐 고 혁대에는 양철로 만든 식기가 매달려 덜렁거린다. 꽁무 니에는 나무로 쥘 손이 달린 황색 폭약의 수류탄을 두세 자 루씩 찔렀다. 보총은 모두 일병이 쓰는 38식이었다. 독재주 의의 박해와 학살, 고난 속에서 어언간 25개 성상을 굽힘이 없어 뻗어 내려오며 2만 5천 리 피로 물들인 장정의 역사를 지녀 그 의기와 정열도 새로운 이네들의 군기는 외적을 물 리치러 나가는 길에 있어서 화락한 가운데도 숙연한 인상을 주는 것이었다.

그들이 부리는 노래에도 있는 바와 같이 이야말로 조국의 대지를 두 발로 디디고 등에는 민족의 희망을 지니고서 앞 으로 앞으로 태양을 향하여 전진하여 쉴 줄을 모르는 민중 자신의 무장인 것이다. 나라를 아끼고 평화를 사랑하는 노 동자, 농민, 지식인으로 이루어진 인민의 전위대, 중국 인민 이 외적의 침략을 받고 있는 한, 봉건의 쇠사슬이 풀리지 않는 한, 제국주의의 착취가 없어지지 않는 한, 장개석의 독 재가 무너지는 날까지 끊임없이 일어나고 또 일어나고 단결 하여 영원히 저항하며 진격할 인민의 군대였다. 외적을 국 경 밖으로 몰아내고 안으로는 반동세력을 두들기고 자유의 깃발을 태산 위에 휘날리기 위해 원야를 휘몰아치고 새외 (塞外)의 산강(山崗)으로 승리를 향하여 전진하는 팔로군─ 우리는 발길을 멈추고 중국 백성들과 같이 두 손을 흔들어 환호하며 그들의 무운을 축복하는 것이었다. 이 팔로군이 있는 한 이 나라와 인민의 역사는 미더운 걸음으로 전진하 여 민주주의의 승리는 동아(東亞)의 큰 덩어리 대지 위에 또 한 확고부동하게 될 것이다. 우리도 같이 만세를 불렀다.

중국 공산당의 위대한 영도자 모택동 선생 만세!

인민의 군대 팔로군 만세!

그리고 또 같이 구호를 외쳤다.

타도 일본제국주의!

타도 일본제국주의!

Oct. 5, 2023, 12:27 a.m. 0 Report Embed Follow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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